인문학 유행과 키치 - 인문학 추천도서, 인문이 아니라... 인문학 추천도서?
인디서점 - 해방촌 철든책방, 선릉 최인아 책방, 일단멈춤, 연남동 피노키오
주요 독립서점 _ 최인아 책방, 노홍철 철든책방, 연남동 피노키오, 일단멈춤, 우분투북스 미스터리 유니온
비천한 예술이면서 고급스러움을 가장한다는 점에서 통속예술과 다르고,
고급예술로 보이길 원하지만 저급한 내용을 지닌다는 점에서 고급예술과 구분된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예술을 분류할 수 있다.
고전예술, 현대예술, 통속예술, 키치
고전예술 - 양의 가죽을 쓴 양
현대예술 - 늑대의 가죽을 쓴 양
통속예술 - 늑대의 가죽을 쓴 늑대
키치 - 양의 가죽을 쓴 늑대
-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 taste.kr/1443
조중걸 / 207.01.23 / 프로네시스
이 글은 인문학을 모슨 사발면 먹든 3분만에 후루룩 하는 사람들에 우디님이 적어주신 발제에 대한 의견입니다.
「○○○○○ 인문학」류의 꼬리표 붙여내는 무리들은 B급 통속에도 미치지 못하는 C급 행태
사회력으로서의 재력財力, 성력性力의 과시 기능이 직접적이며 주목적인, 대다수 재화들과 달리, 책은 부가세 면제와 우편요금 감액의 특혜와 편애도 받는 격(?) 높은 업종입니다.
그러므로 책 출판업으로 제정신 속에서 밥벌이 하는 사람들이 과도한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크게 무리는 없으며, 자작자작한 수준이라면 선민의식이나 식자의식 정도는 가져도 용인해주기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출판업으로 밥벌이 하는 사람들은 여타 재화를 파는 사람들보다 높은 수준의 격(타고난 몸에 밴 덕이든, 사회 처세로서의 전술적 격이든)을 가져야 할 당위성이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사람들이 흔하게 쓰는 어떤 단어 한 둘을 대신해서, 덕德, 격格, 끕을 씁니다.
인터넷 서점들 중에서 도서분류의 기본 범주에 [인문]을 내팽개치고 [인문학]을 써붙인 유아독존자를 찾아보세요!
문학, 예술,
그렇게 시대를 앞서가는 혁신적(?) 분류 발상.
장황하고 산만한 여러 개의 지류에서 본류로 귀결하는 역-삼천포 방식으로 의견을 적습니다.
■ 이익을 눈 앞에 둔 인간의 애티튜드
어느 글에서 읽은 구절을 기억나는 대로 정리해보면 이렇습니다.
"사람은 아침에 눈 뜨는 순간부터 끝 없이 크고작은 선택의 나날 속에서 살아가고 선택을 거듭하다가 어느덧 인생의 종착력에 다다른다"
눈 앞에 뚝 떨어져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내가 취할 수도, 남에게 양보할 수도, 정당하지 않아 포기할 수도 있는 상태) 이익 앞에서의 선택과 애티튜드(사전 뜻 '태도' 이상의 어원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선택한 단어)를 통해서 인간은 덕, 격, 끕의 점수가 매겨집니다.
① 동생, 오빠, 딸 등 3종세트 2종세트를 끌어들인 패밀리 경영으로 족벌 이익의 극대화에 능수능란한 스킬을 구사하는 다량의 국회의원들.
② 충분한 배려 속에 장기 근속하던 직장인데 월급 30만원 더 올려준다는 제안에 경쟁업체로 내부정보/거래처 모두 들고 홀랑 이직하는 사람
→ 인생의 여정에서 언제나 칼 같이 예외 없이 만원 짜리를 줍는 전형적 군상. / 관련 책: 만원짜리는 줍지 마라
③ 외부에 자신을 표현할 때 <어떤 단어>를 사용하면 있어 보이고 끕 있게 보이는 결과가 있는 것을 알지만, 자신의 실제 끕은 그 <어떤 단어>로 포장하기에 적합하지 않은 것도 압니다.(혹은 무지해서 자신 끕의 현주소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과대포장을 하느냐, 있는 그대로만을 말하느냐의 기로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서 인간의 덕, 격, 끕은 결정됩니다.
예) 사진(음악) 전업자가 자신을 소개할 때 "사진(음악) 일 합니다" vs. "포토그래퍼(뮤지션)입니다" vs. "사진작가(아티스트)입니다"
→ 우리말로 적으면 촌스럽거나 없어 보인다고 생각해서, 있어 보이는 단어를 선택하는 애티튜드 + 사회적으로 선별된 자격자에게 타인이 부여/호칭하는 "작가"라는 가치내포 용어를 자칭하는 애티튜드.
④ 드라마 속 다자간의 갈등 상황의 에피소드에서 어떤 인물이 <이렇게> 이야기하면 자신에게 유리하지만, 정황상/도의상 정당하지 않으므로, 사익보다는 의리/사실관계를 우선해서 <저렇게> 이야기하는지...여부의 애티튜드
→ 다자간 대인 관계 속에서 사실관계를 이야기할 때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상황의 맥락/뉘앙스를 비틀어서 말하기에 주저가 없는 사람인가? = 아침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가지는 단골 캐릭터.
⑤ 20점 품질의 자기 제품을 100점으로 과대포장하는 것은 마케팅이 아니라 부당이익 의도의 부덕이지만, 100점 짜리 제품을 150점 200점으로 여겨지게 만드는 행동은 마케팅이며 실력 차원.
예) 시장의 소비자나 평자들이 부여하는 용어인 <니치>라는 극상 가치 수식어를 자신이 판매하는 향수에 자칭해서 소비자에게 본질을 호도하는 무개념 or 둔개념 or 탈개념 사업자들의 뇌구조 속 애티튜드 → taste.kr/1512
■ 인간 양자간의 관계에는 <이익의 상대성 원리> 작동
① 질량보존의 법칙으로 지구상에 한정된 물:
지표의 물이 증발만 하고 오랫동안 비가 내리지 않으면 지구상 수분이 대기에 몰빵되어 지표는 가뭄에 시달립니다.
② 주식은 따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잃는 사람도 있는 상대치 돈놀이입니다.
③ 학교 동창이거나 회사 동기이거나, 기원이 어떻든 간에 오랜 친구인 A와 B가 있습니다.
B가 다음 주 일요일에 이사를 가야 하는데 A와 만난 자리에서 이삿짐 좀 도와달라고 A에게 청합니다.
A는 꿀 같은 휴무일에 집에서 뒹굴뒹굴 하고 싶지만, A를 위해서 휴식을 포기하고 다른 일정 핑계도 대지 않고 B를 위해서 하루를 양보합니다. A의 손익 = -1 손실 / B의 손익 = 인건비 12만원+α +1 이익.
이사는 흔하지 않고 돌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A가 언제 있일지 모를 미래의 품앗이를 염두에 두고 B를 도와준 것은 아닙니다.
1년 후에 집주인의 전세금 인상 요구로 A는 이사 가기로 했고 B가 자리한 다수의 친구들 모임에서 "망할 집주인 때문에 이사간다"고 소식을 전합니다. 딱히 B한테 도와달라고 말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B는 A가 이사할 때의 인력 상황을 잘 아는데 요청이 없었다는 자기합리화로 A를 도와줄 의향을 먼저 보이지 않았고, 자발적으로 휴일 쾌락을 포기하고 A의 이사를 도와줄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A의 누적 손익 -1-1=-2
B의 누적 손익 +1+1=+2 → 발생할만한 손실을 예방했으므로 +1
세상의 B들은 주변의 A들로부터 이익을 취하기만 하고 자신의 이익을 내놓지를 않는 개얍삽 싸구려 행각을 벌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 "나는 단 물만 먹고 쓴 물은 안먹어" "나는 꽃길만 걷지, 가시밭은 걷지 않아"
인간 양자간의 관계에서 한 쪽이 지속적으로 이익만 취하면, 상대방에게는 반드시 직간접 손실로 귀결되는 것이 <이익의 상대성 원리>입니다. 누가 이렇게 쓴 적이 있는지는 모르며, 이번 의견을 쓰면서 그렇게 명명해봤습니다.
④ 하루종일 걸어서 발에 땀이 잔뜩 차서 찝찝한 사람이 지하철에서 고속버스에서 구두를 벗어 발을 숨쉬게 하면, 본인은 쾌적한 이익 +1을 얻는 대신 근처의 승객들은 시각적인 불쾌감과 후각적 불쾌감의 손해 -1씩 작용하는, 이익의 상대성이 담겨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불쾌감 해소라는)달콤한 이익 앞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의 애티튜드도 살필 수 있습니다.
■ 책 제목에 붙이는 꼬드김성 '인문학' 꼬리표에 담긴 2가지 부덕
부덕1. 행동과 선택에 따른 이익 수혜 여부 (이익을 눈 앞에 둔 인간의 애티튜드와 관련하여)
인간이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자신에게 적극적 실질적 수혜가 돌아가는지 여부가 사회통념상 인지상정상 부덕/불법의 가늠자입니다.
옥시 가습기 사건으로 일어난 탈케미컬 트렌드에 동참한 어떤 개인이(향후 1년 이내에 화장품 사업을 염두에 두지 않았고 그런 목적의 사전 홍보 의도는 없는 자연인) 자연 원료로 화장품을 100개 만들었는데 효과가 좋아서 피부특성상 부작용을 고지하고 무상으로 지인들에게 나누어줬을 때, 화장품 제조 관련 법상 성분검사 및 제조허가를 받지 않은 이유로는 관련 법에 대체로 저촉되지 않습니다.
태국에서 타이마사지 코스를 배우고 돌아온 사람이 실력 연마를 겸해서 지인들에게 무상으로 마사지를 제공하고 부작용이 없다면, 자격증 미소지의 이유로 그 행동이 관련 법에 저촉되지 않습니다.
몇 년 전 어느 블로거가 추천한 공구를 추진해서 수천 명이 오존살균기를 구입했는데 대량 불량이 발생했습니다.
해당 블로거가 업체로부터 마음의 표시 정도로 제품 한 대 정도를 받았다면, 부덕 불법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판매량으로 얻은 커미션이 막대하기 때문에 부당이익을 취득한 사업 당사자로 관련법 위반 처벌과 세금이 추징되었습니다.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전제 아래)
고로, 자신의 사익에서 유리된 웬만한 행동들에 대해서 세상(법, 관습, 사람들의 인식)은 대체로 간섭이나 태클을 걸지 않습니다.
제목 속 '인문학'을 불이는 (마케팅이라는 미명의) 꼼수 선택을 하면,
우디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판매량에 1쇄가 촉진되어 실질 이익을 얻는 게 자본주의 출판시장의 현실입니다.
반면, '인문학' 붙은 야매(내용이 야매가 아니라 그 책의 과정에 깃든 의미론적·동기론적 야매) 책을 선택한 사람은,
그 책을 읽었을 때,
[한 달을 기울여 리처드 도킨스, 크리스토퍼 히친스, 스티븐 핑커, 한병철을 읽었을 때의 통찰력 향상]과 동일 효과가 뇌리에 입력되는,
무임승차 or 축지법 or 부당이익 or 무노동유임금 가능성이 전혀 없습니다.
각자의 지적 수준에 따른 흡수율에 따라 읽은 그 만큼만 뇌은행에 잔고가 입력될 뿐이지요.
즉, 본질을 호도해서 부당이익을 창출했으니 출판사는 부덕이고,
독자는 삐끼의 호객행위에 넘어갔을 뿐, 책 속에 담긴 사상이라기 보다는 인문학이라는 시류를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만 있고 선택 과정에 부당이익/폭리의 의도는 딱히 없으니, 적어도 부덕하지는 않은 뇌구조이며, 단지 안쓰럽고 격 떨어지는 선택을 했을 뿐입니다.
부덕2. 이익의 상대성 원리 훼손
독서문화 트렌드에 몰렸든 스스로의 자책감에서든 간에, 1년에 적어도 책 딱 한 권은 읽는 어떤 사람이 있습니다.
[인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옆 출판사가 2쇄를 찍는다 하면... 따라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 독서율이 낮은 대한민국에선 인문학 신드롬이라는 상업적 흐름도 호신호로 볼 순 없을까요?]라는 말씀대로 출판문화 공익적 입장에서 <1년에 한 권도 읽지 않을 사람을 B급 책이라도 읽게 하는 독서 촉진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출판계에 유리한) 해석을 할 수 있지만, 다른 관점의 경우도 봐야 합니다.
1년에 적어도 한 권은 읽을 사람이 <A급 인문> 도서를 선택(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을 <C급 인문학> 도서들의 알짱알짱 시야 도배로 빼앗겨 버리는, 출판계 행태 속 악덕 작용의 경우도 고려해야 합니다.
출판계 vs. 독서소비자의 양자 구도로 본다면,
판매량 극대화를 위해서 꼼수를 써서 <B급 인문학> 도서를 만드는 출판사들의 시류적 행태는 <<수많은 1년 1권 독서자들>>이 가질 수 있는 <A급 인문서> 독서의 기회비용을 빼앗는 결과가 되고, 이것은 친구관계 A-B와 마찬가지로, 이익의 상대성 원리가 불균형으로 작동하는 맥락입니다.
세상의 출판사 B들이 자신의 사업전략 대그빡으로 부당한 이익만을 취하기만 하면, 세상의 A들은 부지불식 나날이 골탕만 먹습니다.
출판사들의 이런 행태는 비정규직(독자)을 고용하는 기업(출판사)로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변:
(250만원이 정당한 노동 가치 인력에게) 흙주머니로 노느니 120만원에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거 나쁘지 않잖아?
= 안읽느니 흥미료 듬뿍 넣은 얍삽캐주얼한 책이라도 읽어보는 건 어때?
구직자의 변:
120만원을 받고 근무하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자신에게 득보다 실이 더 많은, 정당하지 않은 노동력 착취이며, 기회비용의 강탈 아닌가?
= 이기적 유전자를 찾아 읽을 가능성에 혹세무민의 들척지근을 코팅한 고춧가루를 뿌려서 B급 인문학을 선택하게 만드는, 우량서 독서기회 상실사범이잖아!
제목에 맥락 도주한 인문학 꼬리표를 붙여 꼬드겨 책 팔아먹는 행태는,
무직자에게 비정규직이라도 일해보라고 권하고 꼬이는 사회와 다르지 않은 맥락입니다.
혹사시킨 대신 흙주머니에 푼 돈이라도 넣어주는 행동을, [굶지는 않게 해줬으니 미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 생산자의 키치 vs. 수용자의 키치
저자는 시큼한 달콤함으로 치근대며 비위를 맞추는 '키치'를 해부하고 폭로하면서, 값싼 거짓 낭만과 삶의 기만적 행복에 반항하며 외로움과 소외 속에서 분투했던 '현대예술'의 궤적을 좇는다."
-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 taste.kr/1443
조중걸 / 207.01.23 / 프로네시스
첫 댓글 속 우디님이 발제하신 구절과 주말에 관찰에 관한 책을 읽으신 후 의견 주신 구절을 인용해서, 결론 없는 결론을 지어 봅니다.
[인문학이라는 제목으로 옆 출판사가 2쇄를 찍는다 하면... 따라하고 싶을 것 같습니다. 독서율이 낮은 대한민국에선 인문학 신드롬이라는 상업적 흐름도 호신호로 볼 순 없을까요?]
[대중의 환심을 사서 판매를 끌어올리기 위함이라 치부하더라도 너무 성의없이 책 제목을 정한 것은 아닌가 했습니다. 매우 좋은 책인데도 불구하고 책에 대한 관심과 고민없이 제목은 이쯤이면 되겠다는 느낌이랄까요. 인문학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있을만한 제목을 지어줄 순 없는 건가 했습니다.]
글을 장황설로 길게 적었지만, 정작 '출판사의 상업의도성은 차치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읽히게 하는 독서량 증진이라는 (일정 부분 공익적) 순작용이 있으니 1. 저렴한 행태에 정당성과 2. 과정의 불순함에 면죄부 부여가 그래도 무난하지 않을까?' 취지로 말씀하신 첫 댓글에 콕 부응해 반론하는 의견을 적지 못했습니다. 또한 적을 만한 정선된 식견이 없습니다
잔뜩 뭐라고 써 놓고는 글 마무리에서 "답 못하겠다, 정말 노답이다, 배째라!" 입니다.
그런데 발제 주신 덕분에「인문학을 무슨 사발면처럼..」의 시즌2를 적은 결과는 되었네요.
「인문학을 무슨 사발면처럼..」시즌1, 시즌2 글의 요지는,
내용이 좋은 책이라도 시류 영합해 제목을 저급하게 붙였으니 내용이나 저자의 사상마저도 폄하하는 주장은 아니며,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손톱에 낀 때만 보고 트집 잡기에 급급해서 달을 못 보는 우愚도 아니며,
미쉐린 별셋 요리사의 음식은 평하지 않고 그것을 담은, 기포 나게 구운 미관상 불량 접시만 지적하는 제 나름 고상한 미식가의 진상짓도 아닙니다.
제도권의 학식을 문서증명(뭔 석박사 그런) 할 수 있거나 사회적 지위를 보유한 <식자> 정도는 되어야 논할 자격이 있을 만한,
세상이 굴러가는 [이익의 선순환/악순환 메커니즘]과 [사람들이 현상을 인지하고 인식하는 방식]에 관한,
뜬구름 잔뜩 끼고 장황하며 추상적인 논論일 수는 있겠습니다.
결론으로,
이 글은 인문을 인문학으로 전락시켜, 공범자(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숙주하는 출판 생태 사슬의 저변에 깃든 키치성에 대한 논論입니다.
키치적 생산자와 키치적 수용자는 서로 수렴하면서 공생하는 속성을 지닙니다. 자석의 양극처럼 끌어당기는.
① 출판사가 책을 기획해서 출간하는 제반 과정의 전반적인 키치 애티튜드
② 출판사가 생산한 인문학 키치에 큐레이션 되거나(수동) 선택해서(제 나름 능동) 독자가 인문(학)을 사유하는 방식 속의 키치 애티튜드
[1. 최근 국내에 등장한 킨포크라는 잡지를 써먹는 사람들의 허위의식]과 [2. 인문학을 그렇게 소비하는 사람들의 행태] 속에서 동일한 맥락의 키치를 봅니다.
→ 관련 글: 인스타그램에서 킨포크가 쓰이는 각별한 용도 taste.kr/1412
[위 책「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인용문처럼 "치근대며 비위를 맞추어" 인문학이라는 이름의 인문(책)을 팔려 드는 사람들의 키치]
vs.
["값싸고 거짓" 투성이의 인문학이라는 허위상품에 끌려 소비한 후 지성 쌓았다는 자위힐링에 안도하고 성취감에 겨워하는 사람들의 키치]
→ 키치적 공급자가 얕은 정신자들을 키치적 소비자로 만들고, 양산된 키치 소비자들은 다시 공급자가 키치를 끊지 못하게 하는 악순환 뫼비우스 띠.
→ 어느 향기 직업 종사 지망생과의 대화 한 대목에서.
[조향사]라면 별로로 시큰둥 여기는데 [퍼퓸 디자이너](더 포괄적인 영역의 향기 종사자라는 주장?)라면 혹하고 그 직능을 학습하기 위해서 지갑을 여는 자격증 취득 소비자. 애초부터 [조향사]라는 용어는 (모르거나) 업수이 여긴 채, [퍼퓸 디자이너]라는 말을 첫 대면하고 그 용어에 정통성과 신빙성을 부여하며, 그 단어를 향기 분야 직종의 시조새라 여기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유재思惟財가 되어야 할 인문을 → 사람들(생산자+소비자)은 인문학이라는 이름의 소비재로 바꾸고 → 소비 속성을 지닌 것은 사유재私有財로 둔갑해버립니다.
→ 인문을 유용성 지향의 [소비 대상]으로 여기는 출판시장의 양상은「심리정치(한병철)」의 논점에도 부합합니다 taste.kr/1470
인문 정신은,
만원짜리 줍지 않는 삶을 살 것이며, 본질만을 살피며, 쉬운 길은 마다하라고 말하지만,
작금의 인문학(이라는 소비적 트렌드가 태동시킨 출판사-저자-독자가 맞물려 돌아가는 제반 출판·문화 환경)은,
감각적 말초적 유용한 것만을 조장하며 그것에 편승(핫한 인문학 그 책 아직 안읽었어? 그런 류) 잘 하는 짓을 인문학적 소양이라고 장려합니다.
"깨달았다"고 자인하고 자각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깨달음이 아니라는 선가禪家의 사상처럼,
"저것은 인문학이다"라는 인식으로 그 책에 접근하는 사람은 이미 스스로의 인문 정신을 훼손한 것이며 원하는 본질의 인문학(?)에 결코 도달하지 못합니다.
저자는 시큼한 달콤함으로 치근대며 비위를 맞추는 '키치'를 해부하고 폭로하면서, 값싼 거짓 낭만과 삶의 기만적 행복에 반항하며 외로움과 소외 속에서 분투했던 '현대예술'의 궤적을 좇는다."
- 키치, 우리들의 행복한 세계 → taste.kr/1443
조중걸 / 207.01.23 / 프로네시스
사실 우리 손에 쥘 수 있다고 믿는 확실한 것들엔 늘 불확실함이 따르기 마련이고, 궁극적으로 우리 손에 쥐어지는 것들은 결국 이해하기 어려운 것들뿐이다.
-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서문의 마지막 문단
존 러스킨 / 2013.01.10 / 아인북스
뜨는 인디서점 - 연남동 피노키오, 최인아 책방, 철든책방, 미스터리 유니온, 땡스북스, 이상한 나라의 헌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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